[청년과정치 칼럼] 제주 비자림로, 번짓수 잘못 찾은 건 원희룡 지사다

201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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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미디어국장 작성

작년 여름, 수십여 그루의 삼나무를 자른 모습이 공개되면서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비난 여론에 공사는 중단되었다가 7개월 만인 지난 3월 말 재개되었다. 공사 재개 후 며칠 뒤, 원희룡 제주 지사는 공사를 옹호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려, 전 국민의 관심을 외지인들의 ‘번지수를 잘못 찾은 애정’으로 일축했다. 이달 초, 나는 논란이 되는 제주의 비자림로와 제2공항 반대 농성장을 방문했다. 다녀와서 드는 생각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건 아무래도 원희룡 지사인 듯하다는 것이다.

비자림로. 높다란 삼나무 숲길 옆으로, 흡사 바리깡으로 훑은 듯한, 언론에서 본 그 황량한 구역이 나왔다.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데 실제로 베어낸 면적은 족히 8차선은 되어 보였다. 차로 2분 정도 떨어진 다른 공사 구간에서는 1급수 하천의 물길을 콘크리트로 막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도로를 확장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은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와중에, 이는 명분일 뿐이고 사실은 제2공항으로 통하는 길을 닦는다는 의혹이 있다. 원 지사의 유튜브 동영상에도 ‘제2공항을 위해서라도 공사는 진행돼야 한다’는 댓글이 달려있고, 수상하게도 현장에 하루아침에 달렸다는 공사 찬성 현수막들은 비자림로가 위치한 구좌읍이 아닌 제2공항이 건설될 성산 주민들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제주 역사상 최대의 토목 프로젝트’라 불리는 제2공항은 성산에 지어질 예정이다.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성산 일출봉’의 성산이다. 제2공항은 본래 서쪽 지어질 것으로 알려졌으나 타당성 조사 발표와 동시에 예정지가 갑자기 동쪽의 성산으로 발표되었고, 예정지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발표 결과를 보고 이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지금은 예정지 인근에 신도시 계획까지 추진되고 있고, 발 빠른 이들은 땅을 사들여 어느새 성산 주민이라는 타이틀을 얻어 개발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군사기지로 할용될 것이라는 의혹, 사전타당성검사의 부실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주공항 이용객 숫자가 지난 3년간 감소했다는 통계는 제2공항의 필요성 자체를 무색하게 한다. 올해 들어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주민동의율은 30%대로 대폭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제주도, 벌목되고 있는 비자림로 모습 (드론촬영=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제주도는 이미 모든 것이 포화상태, 제발 그대로 두라.” 제주 공항에서 20년간 근무한 한 주민의 말이다. 실제로 제주는 영국 BBC가 선정한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씨름하고 있는 관광지 5곳’에 페루의 마추 픽추와 함께 들기도 했으며, 주민들과 관광객이 배출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의 70%가 서비스업인 제주에 관광산업은 중요하다. 그러나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연이다. 지금처럼 무분별한 관광 유치와 개발로 제주의 자연이 훼손되었을 때 과연 제주가 지금처럼 관광지로서 매력적일지도 의문이다. 위에 언급된 페루의 마추 픽추는 올해부터 관광객 수를 제한한다고 한다. 제주에도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에 대한 검토가 절실하다.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의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자연은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의 것이며, 당신들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주민 의견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와중에 ‘육지’에 사는 나의 목소리를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외지인 나부랭이가 아니다.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을 통해 유치했다고 자랑하는 그 5조원의 세금에 내가 낸 돈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비자림로의 벌채된 삼나무 옆에서 공사를 모니터링하며 숲을 가꾸고 피케팅 하시는 분들, 단식도 마다하지 않고 제2공항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분들께 멀리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출처 : 아시아타임즈(http://www.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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