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투표 당선’에서 ‘어린이집 대표 겸직’까지
남구의회를 통해 본 양당정치의 기승전결
기(起) “부산시의회의 선거구 쪼개기. 남구는 모조리 2인 선거구로.”
2018년 3월 16일, 부산시의회. 여러 차례의 공청회와 시민사회 의견 수렴을 거쳐 만들어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이 난도질 후 졸속으로 가결되었다. 다양한 정당의 의회 진입을 뒷받침하기 위해 편성한 4인 선거구(4위 득표자까지 당선) 7곳은, 2인 선거구 14개로 모조리 쪼개졌다. 원내에 있던 국민의당 의원 두 명이 필리버스터로 시간을 끌고, 밖에서 지켜보던 여러 원외정당 당원들이 회의장 진입까지 시도했지만 참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의회를 장악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횡포와, 이 문제만큼은 그들과 이해가 다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의 방관 속에 조금이라도 더 민주적인 선거를 만들고자 했던 마지막 발버둥도 끝이 났다. 그 와중에 남구의회는 이전 선거까지 남아있던 단 하나의 3인 선거구마저 사라졌다. 6개의 2인 선거구에 비례대표 2석까지, 사실상 14개 의석이 모조리 2인 선거구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승(承) “여야동수 남구의회. 일은 안 해도 밥값은 제때 제때 꼭 꼭.”
2인 선거구의 폐해는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무투표 당선’으로 드러났다. 남구 용호동이 속한 다 선거구와 문현동이 속한 바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1명과 자유한국당 1명, 각각 두 명의 후보만 등록했다. 해당 후보 네 명은 후보자등록이 끝난 순간 이미 당선이 확정되었고, 유권자들은 투표도 없이 그들의 구의원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치러진 6.1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남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석, 자유한국당 7석으로 정확히 반분된다.
여야동수로 구성된 의회는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의장 선출조차 못한 채 기싸움으로 한 달을 끌다 부산 기초의회 중 꼴찌로 겨우 개원했다. (10차 본회의 끝에 선출된 의장과 부의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무투표 당선인이다.) 개원도 못한 상황에서 5천만 원이 넘는 의정활동비는 알뜰하게 챙겨 ‘밥그릇 싸움으로 밥값을 축내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轉) “남구의원 어린이집 대표 부당겸직. 그리고 홍콩. 그래도 홍콩.”
개원 이후에도 추경예산안, 조직개편안 등 주요사안에 대해 여야대립을 반복하며 주민들의 빈축을 사던 남구의회는 10월 들어 더 큰 악재를 맞는다. 금정구, 부산진구에 이어 남구의회에서도 유치원·어린이집 대표 부당겸직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이자 남구의회 운영위원장인 김현미 의원은 최근까지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다 뒤늦게 사퇴했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남구의회는 김현미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윤리위원회’ 구성을 위해 임시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곧 이를 철회하는 촌극이 빚어진다. 대신 11월 12일 열리는 정례회에서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발표가 있던 다음날인 10월 31일, 남구의회는 홍콩과 싱가폴 등을 돌아보는 해외연수를 떠났다. 원내에서는 대립하지만 해외만 나간다 하면 한 식구가 되는 기묘한 공생관계가 이번 사태 속에서 더욱 눈꼴시었음은 물론이다.
결(結) “양당제의 썩은 물은 퍼내고, 다당제의 새로운 물길을 열자!”
홍콩에서 돌아온 남구의회는 11월 12일 열린 정례회에서 김현미 의원의 징계수위 결정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23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 사이 부산진구의회에서는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했던 자유한국당 배영숙 의원의 징계가 ‘제명’으로 결정됨에 따라 남구의회에도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리위원회에서 김현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확정하면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남구의회 윤리위원회는 오늘(23일) 오전 11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미래 부산시당은 윤리위원회가 내놓을 징계안을 비롯한 이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나아가 남구의회에서 훤히 드러난 양당제의 군상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당제 정착을 앞당기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다시 한 번 결의를 모을 것이다.
오는 24일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동정당연설회와 문화제가 서면에서 열린다. 양당제의 안락함에 푹 빠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이름은 이번에도 나란히 빠져있다. 더 민주적인 제도로의 개혁에 반대하는 자들이 우리 사회의 적폐다.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을 퍼내고, 새로운 물길을 열어 앞으로 나아갈 기회의 시간이 왔다.
2018년 11월 22일
우리미래 부산시당
‘무투표 당선’에서 ‘어린이집 대표 겸직’까지
남구의회를 통해 본 양당정치의 기승전결
기(起) “부산시의회의 선거구 쪼개기. 남구는 모조리 2인 선거구로.”
2018년 3월 16일, 부산시의회. 여러 차례의 공청회와 시민사회 의견 수렴을 거쳐 만들어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이 난도질 후 졸속으로 가결되었다. 다양한 정당의 의회 진입을 뒷받침하기 위해 편성한 4인 선거구(4위 득표자까지 당선) 7곳은, 2인 선거구 14개로 모조리 쪼개졌다. 원내에 있던 국민의당 의원 두 명이 필리버스터로 시간을 끌고, 밖에서 지켜보던 여러 원외정당 당원들이 회의장 진입까지 시도했지만 참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의회를 장악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횡포와, 이 문제만큼은 그들과 이해가 다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의 방관 속에 조금이라도 더 민주적인 선거를 만들고자 했던 마지막 발버둥도 끝이 났다. 그 와중에 남구의회는 이전 선거까지 남아있던 단 하나의 3인 선거구마저 사라졌다. 6개의 2인 선거구에 비례대표 2석까지, 사실상 14개 의석이 모조리 2인 선거구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승(承) “여야동수 남구의회. 일은 안 해도 밥값은 제때 제때 꼭 꼭.”
2인 선거구의 폐해는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무투표 당선’으로 드러났다. 남구 용호동이 속한 다 선거구와 문현동이 속한 바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1명과 자유한국당 1명, 각각 두 명의 후보만 등록했다. 해당 후보 네 명은 후보자등록이 끝난 순간 이미 당선이 확정되었고, 유권자들은 투표도 없이 그들의 구의원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치러진 6.1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남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석, 자유한국당 7석으로 정확히 반분된다.
여야동수로 구성된 의회는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의장 선출조차 못한 채 기싸움으로 한 달을 끌다 부산 기초의회 중 꼴찌로 겨우 개원했다. (10차 본회의 끝에 선출된 의장과 부의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무투표 당선인이다.) 개원도 못한 상황에서 5천만 원이 넘는 의정활동비는 알뜰하게 챙겨 ‘밥그릇 싸움으로 밥값을 축내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轉) “남구의원 어린이집 대표 부당겸직. 그리고 홍콩. 그래도 홍콩.”
개원 이후에도 추경예산안, 조직개편안 등 주요사안에 대해 여야대립을 반복하며 주민들의 빈축을 사던 남구의회는 10월 들어 더 큰 악재를 맞는다. 금정구, 부산진구에 이어 남구의회에서도 유치원·어린이집 대표 부당겸직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이자 남구의회 운영위원장인 김현미 의원은 최근까지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다 뒤늦게 사퇴했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남구의회는 김현미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윤리위원회’ 구성을 위해 임시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곧 이를 철회하는 촌극이 빚어진다. 대신 11월 12일 열리는 정례회에서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발표가 있던 다음날인 10월 31일, 남구의회는 홍콩과 싱가폴 등을 돌아보는 해외연수를 떠났다. 원내에서는 대립하지만 해외만 나간다 하면 한 식구가 되는 기묘한 공생관계가 이번 사태 속에서 더욱 눈꼴시었음은 물론이다.
결(結) “양당제의 썩은 물은 퍼내고, 다당제의 새로운 물길을 열자!”
홍콩에서 돌아온 남구의회는 11월 12일 열린 정례회에서 김현미 의원의 징계수위 결정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23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 사이 부산진구의회에서는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했던 자유한국당 배영숙 의원의 징계가 ‘제명’으로 결정됨에 따라 남구의회에도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리위원회에서 김현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확정하면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남구의회 윤리위원회는 오늘(23일) 오전 11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미래 부산시당은 윤리위원회가 내놓을 징계안을 비롯한 이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나아가 남구의회에서 훤히 드러난 양당제의 군상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당제 정착을 앞당기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다시 한 번 결의를 모을 것이다.
오는 24일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동정당연설회와 문화제가 서면에서 열린다. 양당제의 안락함에 푹 빠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이름은 이번에도 나란히 빠져있다. 더 민주적인 제도로의 개혁에 반대하는 자들이 우리 사회의 적폐다.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을 퍼내고, 새로운 물길을 열어 앞으로 나아갈 기회의 시간이 왔다.
2018년 11월 22일
우리미래 부산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