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AI전쟁 시대, 인류공존을 위한 AI담론 시작해야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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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AI전쟁 시대, 인류공존을 위한 AI담론 시작해야

최근 중동 분쟁은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전쟁의 보조 수단에 머물지 않고,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대한 정보 분석에서 표적 선정, 타격 판단에 이르기까지 ‘킬체인(Kill Chain)’ 전 과정에 활용된 AI는 인간의 판단 속도를 압도하며 전장의 의사결정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 전쟁의 작동 방식과 책임 체계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지적한 AI의 네 가지 파괴적 특성(비대칭성, 초진화, 범용성, 자율성)이 자리한다. 저비용 기술이 고가의 자산을 무력화하는 비대칭성, 인간의 인지를 넘어서는 학습 속도를 나타내는 초진화, 민간 기술의 즉각적인 군사 전용이 보여주는 범용성, 그리고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자율성은 기존의 전쟁 질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AI가 생사를 결정하는 순간, 오작동에 따른 민간인 피해나 알고리즘의 오판, 자율 무기의 통제 실패가 일어났을 때 책임의 주체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것이 바로 AI 전쟁의 가장 큰 윤리적, 법적 문제이다.

작가 장강명은 『먼저 온 미래』에서 AI가 불러올 변화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임을 지적한다. 그는 조지 오웰이 『1984』를 통해 묘사한 감시사회가 완전히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경고가 있었기에 인류는 감시 권력의 위험을 인식하고 경계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논의하며 공론화해야 한다. AI는 한 번 확산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기술이며,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오작동과 오판의 책임 역시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나아가 AI와 인간의 공존과 통제가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AI가 독립적 행위자로서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우려하고 있다.

AI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는 지금, AI의 규제와 통제를 논의하는 일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는 다른 길을 보여준다. 핵무기의 위험을 경고한 과학자들, 환경 파괴의 미래를 그려낸 작가들의 문제제기가 결국 국제 규범과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은 언제나 소수의 선각자들이 먼저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 왔다. 인류의 공존을 위한 AI 담론을 시작하는 것, 그것이 AI 디스토피아의 도래를 막을 수 있는 첫걸음이다.

2026.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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