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아틀라스 시대의 종언과 한국의 외교전략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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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아틀라스 시대의 종언과 한국의 외교전략


지난 12월 4일, 미국 백악관은 30페이지 분량의 '국가 안보 전략(NSS)'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는 선언이며,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 종식과 다극화 시대로의 세계 질서 재편을 공식화했음을 뜻한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원히 하늘을 어깨에 메고 지탱해야 하는 형벌을 받은 거인 아틀라스처럼, 미국은 과거 자신들의 역할을 '과대평가했으며', 중산층을 붕괴시킨 '파괴적인 베팅'이었다고 기존 대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다. 이는 더 이상 인권이나 민주주의 가치보다 철저히 '국익'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전략, 즉 '유연한 현실주의'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유연한 현실주의'는 동맹국에 대한 역할 및 비용 분담 요구로 직결된다. 보고서가 제시한 외교 정책 원칙의 첫 번째는 "미국의 국익과 무관한 주변부 분쟁에서 손을 뺀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제1도련선(Island Chain, 일본 열도-오키나와-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보르네오를 잇는 섬 방어선) 방어 의지는 견지하되, 이를 단독으로 떠맡지 않겠다며 동맹국들에게 역할과 비용의 대폭적인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에서 중국과의 최전선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동북아의 중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고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이 군사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세계 질서 변화 속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의 외교 행보는 '유연한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국익을 관철하는 각국의 전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크롱 대통령은 12월 초 중국을 방문해 '황제급 의전'을 받으며 자국 코냑 산업의 관세 위기를 해소하는 경제적 실리를 확보했다. 이는 프랑스의 실리와 유럽 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지정학적 계산이 부합한 결과다. 한편 모디 총리는 12월 초 뉴델리를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파격적인 환대를 베풀어 서방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공급을 안정화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실리를 챙겼다. 인도는 자국의 거대한 시장을 레버리지로 활용해 루블-루피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며 전략적 자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들의 외교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독자적인 협상력을 발휘하여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생존의 조건임을 입증한다.


한국은 해방 이후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안보와 경제 번영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러한 미국 '원툴'의 안보 및 경제 협력이 번영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수백조 원의 경제적 비용을 지불했고, 이제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만 해협 전선 참여로 생명과 재산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신화의 시대가 끝났음을 직시해야 한다. 강대국이 만든 허상의 명분을 위해 아틀라스의 형벌을 함께 짊어질 이유는 없다. 한국은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국가 이익과 민족의 미래를 최우선에 두고, 냉철한 판단으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길만이 신화가 아닌 현실의 세계에서 한국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25.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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