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피 묻은 런던베이글, 책임자 처벌하라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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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피 묻은 런던베이글, 책임자 처벌하라


지난 7월, 인천의 런던베이글 매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청년이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은 주 80시간이 넘는 노동, 매장 오픈 준비와 운영 병행, 사망 전날 15시간 이상 식사도 없이 근무했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평균 근로시간이 주 44시간 수준이라며 과로사 가능성을 부정하지만, 핵심 근태 기록 수단인 지문인식기가 오픈 첫날부터 오류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관리 부실을 넘어 책임 회피 의혹을 키운다.


이번 비극은 해당 브랜드가 같은 시기에 사모펀드에 2,000억 원 규모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투자 계약은 '성과 달성 시 추가 지급' 구조였다. 일각에서는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인력 감축과 인건비 절감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인천점은 55평 규모에 하루 평균 6천여 개의 빵이 팔리고 직원은 40명에 달했지만, 매장 오픈에 투입된 관리자급 직원은 팀장을 제외하면 고인과 다른 1명뿐이었다.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엑시트'의 뒤편에서 인력은 최소화되고 노동 강도는 극대화된 채, 한 청년의 삶이 급격히 소모됐다.


이 죽음을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치부할 수 없다. 한 카페 창업가의 화려한 성공신화 뒤에서 또 다른 청년은 회사 숙소에서 홀로 쓰러져 숨졌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먹은 베이글이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간 것이라면 흔쾌히 사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엄청난 부를 이룬 사업 성공 뒤에는 제몫을 챙기지 못한 채 착취당한 노동자가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철저한 산재 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 실제 근무시간과 업무 지시 체계, 인력 배치 기준을 명확히 규명하고, 연장근로 은폐·강요가 있었다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 이상은 누군가의 과로와 희생 위에 만들어진 빵이 성공의 상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번 사건이 한국 사회가 노동의 현실과 성공의 의미를 직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5. 10. 29. 미래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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