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배재고 5·18 조롱사태, 처벌 아닌 교육과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되어야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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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고 5·18 조롱사태, 처벌 아닌 교육과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되어야

최근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은 많은 국민에게 상처와 실망을 안겨주었다.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고 타인을 조롱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이며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교육적 성찰과 공동체 회복보다는 처벌과 낙인에 집중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점 또한 우려스럽다. 청소년의 잘못에 대한 엄정한 지적은 필요하지만, 그 목적은 응징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성숙한 시민으로의 성장을 돕는 데 있어야 한다.

오늘날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역사로 평가받고 있지만, 일부 청년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의 도덕적 권위와 정치적 정당성을 상징하는 서사로 인식되기도 한다. 경제적 기회와 사회적 분배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청년층의 불만, 역사 교육에 대한 거리감,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세대 간 인식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현실 또한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5·18 정신은 특정 진영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주먹밥과 헌혈, 그리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공동체적 연대와 희생의 정신에 있다.

청소년기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시기다.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며 바로잡아 나가면 된다. 학생들과 학부모가 사과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사회 전체가 이들을 영구적인 낙인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특히 선수들에게 내려진 6개월 출장 정지 처분은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측면이 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지만, 청소년의 앞길까지 막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처벌이 아닌 교육과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지역,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성적 지향, 성정체성 등 어떠한 이유로도 타인을 조롱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사회적으로 분명히 세워야 한다. 혐오와 차별 문제를 특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한 일관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공동체 정신, 상호 존중의 가치를 가르치고 반성과 화해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202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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